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이 6월 14-15일 이틀간 ‘일상의 변화: 휴먼&디지털’이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예측가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을 비롯해 AI분야 세계최고 석학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인류미래연구소장)등이 연사로 나서 인간과 기계의 공존 해법 등을 모색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단기적 미래, 장기적 미래, 그리고 심층적 미래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를 제시했다. 단기적 미래는 자율주행차와 같은 기술적 진보를 말하며, 장기적 미래에는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에게 협조하게 된다. 심층적 미래(deep future)에는 노화 치료, 마인드업로딩, 조상시뮬레션 등의 기술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문제, 인종차별적 문제, 전체주의적 정권의 AI 활용 등이 거론되는 수준이지만 보스트롬 소장은 이 보다 심층적인 미래의 문제를 대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AI에 인간의 가치 체계를 가르치고 정확한 도덕 규범 등을 AI에 각인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전환기 시점에서 어떤 조건을 설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AI를 잘 통제해 인간 친화적으로 발전할지를 연구해야한다"고 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선정한 세계 100대 석학인 보스트롬 소장은 철학과 물리학을 비롯해 컴퓨터 신경과학과 수리 등 여러 분야에 능통한 철학과 교수다. 보스트롬 소장은 과학으로 인간을 개선시키거나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트랜스휴머니스트(transhumanist)로, 기계 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미래를 상상한 베스트셀러 <슈퍼인텔리전스>를 썼다.
이어 제롬 글렌 밀레니엄프로젝트 회장은 ‘가능 미래와 선호 미래는 다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자율적으로 코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전 세계 센서와 네트워크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인공지능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무어의 법칙에 따라 “향후 25년 동안 변화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계산과학(computational science) 또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무어의 법칙, 인공지능(AI)이 범용인공지능(AGI) 세 가지를 도구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렌 회장은 "기술의 변화속도도 빠르지만 기술의 통합속도도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면서 “기술 발전은 선형적인 것이 아닌, 여러 기술을 뒤섞어 결합하며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루빅큐브’와 같은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경을 쓰면 뛰어난 시력을 갖게 되듯 뇌와 기술을 결합한다면 인간의 여러 측면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2030년에 인간은 증강된 천재들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부는 땅, 자본에 의해 결정됐다. 현재 부는 접근성(Access)에 의해 결정된다. 앞으로는 우리가 누구인가(Being)에 따라 부가 결정된다. 또한 앞으로 우리가 움직이는 곳이 우리의 직장이 될 것이다.
글렌 회장은 기술은 의식을, 의식은 기술을 바꾼다면서 이제 ‘의식기술’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기술시대가 좋은 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내면과 사회 속에 존재하는 의식 전문가(mystic)과 과학기술 전문가(technocrat)가 서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롬 글렌 회장은 미래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온갖 것들이 복잡하게 뒤섞이는 미래다. 두 번째, 똑똑한 예측을 하지 못하고 정치적 정체상태는 지속되고 엉망진창이 되는 시나리오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자기실현적 경제다. 인간이 자유와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면 전 세계에서 자기의 활동을 위한 시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인간은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 그는 “절망적인 시나리오도, 세계 여러나라와 전략적 공조를 하는 희망적 시나리오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